Passive Pagoda: layered submiss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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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은 회전 운동의 기준점이 되는 무한한 직선이다.
가장 아래에서부터 위까지 물체를 물리적/관념적으로 꿰뚫는 축의 개념은 끝없이 회전하는 개체의 중심으로 기능한다.단일한 축을 가진 기둥을 차 올리고, 다시 회전시키며 가장 외부에서 깎아 들어간다. 날카롭게 날이 선 칼이 흙의 피막을 파고들며 회전하는 개체의 축과 층을 드러낸다. 이때 나는 위로부터 내려오는 무거운 기체(重氣)를 상상한다. 깎인 개체의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마치 액체와 같이 흐르나 묵직하게 깔리는 어떤 물성을 상상하면, 수평의 층과 면은 평행하거나 오목한 형태로 결정된다. 결국 기물은 무거운 중기가 바닥으로 흘러내릴 듯한 형태임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위를 향하는 탑과 같은 형태로 완성된다. 식물이 빛을 받기 위해 위를 향하듯, 탑은 마치 위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선망하는 듯하다.
흙을 깎아 만든 개체는 시각적으로 단호하고 명료하게 보이는 것과 반대로 매우 유약한 물성을 가지고 있다. 얇은 흙의 유약함은 결정수의 증발로 인해 단단해졌다가 이후 고온의 열로인해 다시 유연해진다. 불과 열 속에서 형상은 중력을 받아 유연하게 굽거나 휘어진 채 더 단단히 소결된다.
형태를 만드는 과정에서 긴 시간동안, 형태의 원리이자 성형의 원리로 작동한 축은 가마 속에서 열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속절없이 변형된다. 그러한 변형은 작은 일에 매몰되어 하찮은 완벽주의를 지향하던 나를 단번에 좌절시키나, 역설적으로 위로로서 기능한다.